비회원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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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07:15
지금 보면 섬뜩한 20년 전 역사책의 맺음말
원래 제목은 The Long Summer(기나긴 여름)이고
기후변화가 문명의 흥망성쇠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 2004년 책임
이 책 맺음말이 지금 보면 많이 섬뜩해서 다들 같이 봤으면 싶어 옮겨봄
원래 한 문단인데 모바일 상에서 가독성 때문에 개행 좀 하고, 아무리 봐도 오역인 듯 어색한 부분은 내가 살짝 고침
...우리의 인간 사회가 초대형 유조선과 같다면 그건 묘하게도 부실한 선박이다. 선원들의 일부만이 엔진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나머지는 서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거나, 하늘을 바라보고 선체의 유체역학을 연구하면서 자기들끼리 즐거워한다.
함교에 있는 사람들은 해도도, 기상 예보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들 중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자는 폭풍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이론을 지지하며, 설사 폭풍이 발생한다 해도 그 위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도가 높아지고 바닷새들이 도망가는 현상은 단지 신의 은총을 보여주는 징표일 뿐이다.
선박을 지휘하는 사람들은 모여드는 구름이 자신들의 운명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지 않으며, 구명정이 열 명당 한 명만이 탈 수 있는 수량인 것은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무도 조타수에게 키의 방향을 돌리는 게 어떠냐고 충고하지 않는다.